CHOI&LAGER GALLERY, 헬레나 파라다 김, 28일까지
독일 쾰른 출신으로 현재 베를린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헬레나 파라다 김. 최정동 기자
독일 쾰른 출신으로 현재 베를린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헬레나 파라다 김. 최정동 기자
서울 삼청동 초이앤라거 갤러리에서는 두 독일 작가, '안드레아스 블랑크' 전시와 '헬레나 파라다 김'의 전시가 함께 열리고 있습니다. 이중 한복과 한복 입은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헬레나 파라다 김(36)의 이야기를 하렵니다.
헬레나는 지금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민 1세대인 한국인 간호사 어머니와 스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독일 쾰른에서 태어나 자란 작가입니다. 독일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그는 세계적인 작가 피터 도이그(Peter Doig·59)교수의 제자라고 하네요.
10여 년전, 어머니의 옛 앨범 속 파독 간호사들의 모습을 본 이후로 어머니 나라인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그는 파독 간호사, 한복, 제사 등의 한국적인 소재들을 캔버스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기자가 만난 헬레나는 "내가 그리는 것은 그냥 한복이 아니라 그것을 입었던 사람의 이야기"라고 말하더군요.
그런 점에서 헬레나 작가가 한복을 그리는 행위는 즉 그 옷을 입었던 사람의 역사를 어루만지는 일이며, 그것은 작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도 읽힙니다.
헬레나는 현대 회화 작가로는 드물게 고전적인 회화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이 초상화로 유명한 르네상스 화가 티치아노나 벨라스케스, 17세기 네덜란드의 사실적인 정물화 등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가 그린 풍부한 색상, 섬세한 질감의 한복을 함께 보시죠. 역시 작가의 시선이 달라서일까요. 우리 한복과 그 옷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은 친근한 듯, 새로운 듯 복합적인 느낌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오랫동안 잡아끄는 매력이 있습니다.